결론부터 말하면, 바로 손품 발품 팔기 시작했고 3일만에 가계약까지 끝냈다.
우선, 회사랑 가깝거나 저렴하거나 둘 중에 하나는 무조건 만족시킬 생각으로 알아봤다. 보통 투룸은 2억 3천~5천 정도 하더라.
1) 전세대출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할 테니 신용대출까지 기꺼이 받을 의향이 있었다. 이걸 고려해서 예산을 짰다.
2) 회사랑은 최대 50분 거리로 잡았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회사까지 도어투도어로 30분이라 이미 짧은 통근에 매우 익숙한 사람인데, 저렴하고 집이 괜찮다면 50분까지는 적응해볼 생각이었다...
나는 부동산에서 소개시켜준 대출상담원에게 계속 대출한도를 물어보면서 다녔다. 처음엔 오로지 내 신용으로만 대출한도가 판단되는지 알았는데, 집(건물)에 따라 다른거더라. 예를 들어, 집에 융자가 있냐 없냐, 다가구냐 다세대냐 등등. 대출 처음이라 매우 무지함... 내가 매물 주소를 알려주면 상담원이 한도가 얼마나 나올지(%) 알려주셨다. 계속 전화걸어서 귀찮으실 법도 한데 굉장히 친절하셨음 :)
내가 알아본 지역은
1. 회기역(1호선)
2. 홍대입구역 (2호선, 공항철도)
3. 효창공원앞역 (6호선, 경의중앙선)
1. 회기역
* 리스트 선택 이유 : 내 기준 너무 위쪽에 위치한 동네이지만, 앱에서 손품 팔아본 결과, 그나마 제일 저렴했다. 실제로도 저렴했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찾아가긴 했으나, 집들이 전부 골목 깊숙히 위치해있었다. 길치인 나에게 최악이구나 싶었다. 또한, 거의 다 다가구 주택이었는데, 상담원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다가구 주택은 최대로 대출받기가 힘들다고 했다. +아직 재직 1년 안됨. (이럴 때는 그냥 내 세전소득(연봉)*3.6~3.7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고 하셨다.)
그리고 간과한게 하나 있었는데, 전세는 오피스텔이 아닌 이상 보통 옵션이 없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네라고 생각했는데, 세탁기부터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등 집에 아~무것도 붙어 있는게 없는 것이다. 최대로 받지도 못하는데 옵션도 이모양이고 위치도 이모양이면 전혀 메리트가 없어서 버렸다.
2. 홍대입구역
* 리스트 선택 이유 : 번화가이기도 하고 가격도 잘 찾아보면 나쁘지 않아서 보러갔다.
괜찮은 매물을 찾았다. 당장 이사해야 하는 나에게 입주날짜도 나쁘지 않았고 집이 넓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제일 착했다. 1억 7천짜리 매물이었는데, 80% 다 못받아도 괜찮겠다 싶었다. 물론 여기도 옵션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다른 데보단 5천은 더 싸니까.
정말 계약까지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빠가 반대했다. 일단 회사랑 좀 멀어서 50분정도 걸리는데 그리고 역이랑도 멀고 집 근처에 카페같은 게 아무것도 없었다. 오빠는 이게 걸렸나보다. (대출은 오로지 나 혼자 받기 때문에 오빠가 최대한 나한테 맞춰주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굳이 여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도 사실 약간 망설인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밑에 있다.
3. 효창공원앞역
사실은 맨처음으로 보러간 동네다. 결국은 계약한 곳이기도 하고.
* 리스트 선택 이유 : 우선, 회사랑 가까우면서 살기 괜찮고 친구가 가까이 살아서 보러다녔다. (코로나로 인한 오랜 집콕때문에 너무 외로워져서 가까이 사는 친구가 필요했다...)
용산구라 그런지 확실히 다른 동네에 비해 가격이 나갔다. 동네가 괜찮다는 생각으로 처음 찾아갔었는데 매물이 없었다. 딱 하나 봤는데 가격이 아쉬웠다. 부동산을 세개를 돌았는데, 내 예산에 맞는 매물이 다들 없다고 해서 포기 상태였다. 회기 돌아다니고 실망하면서 혹시나 하고 직방 앱을 뒤졌는데 매우 깔끔하면서도 저렴한 걸 찾아서 바로 다음날 찾아갔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름 작은 거실도 있고 2년된 신축이라 매우 깔끔했다. 뭐니뭐니 해도 가격이 1.9억이 안됐는데 건물이 융자도 없고 안심?어쩌고여서 90%까지 된다고 했다. 왜 이렇게 저렴한건가 싶었는데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라서 5% 이상 못올린다고, 올리고 싶어도 못올리는 상황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풀옵션이었다.
물론, 단점이 있었다. 단점이 세 개가 있었는데 1) 1층집이고 2) 햇빛이 잘 안들어오는 북향이다. 엄마는 1층인게 맘에 안 든단다. 하지만 나는 이걸 다 커버할 수 있을만큼 집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 컨디션에, 이 가격에 대출 90% 받을 수 있다니..
마지막 단점은 매우 치명적이었는데, 그건 바로 입주가능일이 매.우. 늦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세입자가 3월 말에나 나갈 수 있단다. 난 당장 옮겨야하는데ㅜ 2~3주 정도면 어디 신세지면서 다니면 되는데 두달은 힘들 거 같았다. 이게 인기가 매우 많아서 내가 안하면 바로 나간다길래 일단 입주일 조정만 부탁해서 계약할 것처럼 말만 해놨다.
그뒤로 홍대입구역 쪽 다니면서도 계속 이 집이 걸려서 계약을 못했었다. 오빠랑 같이 사는 거 포기하고 원룸까지 알아봤다. 대부분 1억 중후반에, 6평 겨우 되어보였다. 같은 가격이면 투룸 살지 왜 원룸을 살겠나. 그래서 결국 두달 신세지기로 하고 그 집을 계약하기로 했다.
찾으면 분명 더 있을 거라는 거 안다. 근데 안그래도 급한데 이제 더 보러다니기도 힘들었다. 사람들 눈 다 똑같아서 괜찮다 싶으면 바로바로 나가서 괜찮으면 바로 도장찍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그냥 계약하겠다고 말하자마자 바로 뒷사람이 계약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1초만 늦었어도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그럼 이제 집을 구했으니 이제 돈을 구해야지!